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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카메라/사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조리개

by WritingStudio 2021.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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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란?

카메라 렌즈에는 조리개(aperture)가 달렸다. 조리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센서(sensor)로 들어오는 빛의 양과 각도를 조절하는 장치이다. 실제로 렌즈를 들여다보면서 조리개 수치를 조절해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눈에 들어온다.

사진: 직접 촬영

조리개를 조이면 조일수록 빛이 들어오는 구멍이 작아진다. 그래서 빛을 원하는 양 만큼 받으려면 조리개를 활짝 열었을 때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빛을 원하는 양 만큼 받는 데에 걸리는 시간을 셔터 스피드(shutter speed)라고 한다.

조리개를 활짝 열면 사진이 금방 찍히는데 굳이 왜 조리개를 조여서 사진을 찍을까. 조리개를 좁힐수록 초점이 맞는 구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을 보자.

사진: 직접 촬영

왼쪽 사진은 가장 가까운 맨 오른쪽 책인 <Successful Aging>에만 어느 정도 초점이 맞은 반면 오른쪽 사진은 모든 책들을 선명하게 찍어냈다. 이것이 조리개의 역할이다. 맨 오른쪽 책만 잘 나오게 하려면 왼쪽 사진처럼 찍으면 되고, 모든 책을 선명하게 찍고 싶으면 오른쪽 사진처럼 찍으면 된다. f/1.2, f/16은 일단 크게 신경쓰지 말자. 일단은 'f/' 다음에 나오는 숫자가 작을수록 조리개 구멍이 크고 클수록 조리개 구멍이 작다느 정도로 이해해도 충분하다.

다만 사진을 찍어내는 데에 걸린 시간은 눈여겨 볼 만하다. 한 쪽은 1/30초이고 한 쪽은 4초이다. 1/30초에 120을 곱해야 4초이다. 즉 위 사진의 경우 조리개 최대 개방시 구멍 크기가 최소 개방시보다 약 120배가 크다는 얘기다.

여기서 직관적인 궁금증이 생긴다. 첫째, 왜 조리개 구멍이 작아질수록 가까운 책부터 먼 책까지 초점이 다 맞게 되는걸까? 둘째, 조리개 구멍이 작아지면 빛이 들어오는 각도도 작아진다는 뜻인데, 왜 화각은 그대로 유지가 될까? 실제로 위의 사진을 보면 초점이 맞은 부분이 차이가 날 뿐 화면에 담긴 영역은 똑같다. 똑같이 14권이 사진에 담겼다.

조리개와 초점 구간


우선 조리개를 최대한 열었을 때를 그림으로 표현해보자. 편의상 책은 점으로 표시하겠다.

조리개 최대개방 시 가까운 책과 먼 책이 사진에 찍히는 과정 개념도. 그림: 자체제작

위의 경우 조리개를 최대로 열면 가까운 책은 초점이 잡히나 먼 책은 초점이 센서에 정확히 잡히지 않아 흐릿하게 표시된다. 이 때 멀리있는 책까지 초점을 잡고 싶으면 조리개를 좁혀야 한다.

조리개 최소개방 시 가까운 책과 먼 책 모두 선명하게 찍히는 과정 개념도. 그림: 자체제작

조리개를 최대한 조이면(물론 경우에 따라 최대한 좁히지 않아도 두 책 모두 선명히 찍힌다. 조리개를 천천히 조여가면서 확인하면 된다) 위 그림처럼 가까운 책과 먼 책이 모두 잘 찍히게 된다.

두 그림에서도 잘 표현되지만 조리개를 열었을 때와 조였을 때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은 빛의 양이다. 그림에서 색으로 칠한 부분이 빛의 양이라고 보면 되는데 두 경우가 서로 크게 차이가 난다. 조리개를 조였을 경우 빛이 들어오는 양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셔터 스피드를 충분히 늦춰주어야 한다.

조리개와 화각

조리개를 죄면 빛이 들어오는 양이 줄어들고 초첨이 잡히는 범위가 넓어질 뿐 화각은 동일하다. 개념도를 통해 살펴보자.

조리개 최대개방 시 화각 경계선에 있는 대상이 사진으로 찍히는 과정 개념도. 그림: 자체제작
조리개 최소개방 시 화각경계선에 있는 대상이 사진으로 찍하는 과정 개념도. 그림: 자체제작

위와 같은 원리로 조리개를 줄여도 화각은 변하지 않으며 다만 빛이 들어오는 양만 줄어들게 된다. 즉, 화각은 조리개와 상관 없이 렌즈에 의해 이미 결정 된다. 조리개는 렌즈에 담긴 이미지 중 초첨이 맞는 범위를 정할 뿐이다. 앞서 보았듯 조리개를 줄이면 더 넓은 범위의 대상들이 선명하게 찍힌다. 그렇다고 해서 사진을 찍을 때 늘 조리개를 조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담고 싶은 주제에 따라, 내고 싶은 느낌에 따라 아주 특정 대상에만 초점을 잡기도 하고 조리개를 확 조여서 아주 넓은 범위 전체를 대상으로 초점을 잡기도 한다. 때에 따라 상황에 맞도록 선택하면 된다.

맺으며

좋은 사진을 찍기란 쉽지 않지만 사진 자체가 찍히는 과정은 간단하다. 렌즈로 화각을 맞추고 조리개로 초점범위를 조정한다. 이 때 이 초점범위를 피사계 심도라고 한다. Depth of Field를 번역한 단어이며 보통 DoF라고 표현한다. 어찌보면 DoF를 설정하는 단계가 사진찍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DoF 안의 대상들만이 선명하게 찍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담아내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사진을 찍으면서 조리개에 대해 경험적으로 이해를 했다. 그러다 사진을 찍을수록 아주 기본적인 질문들이 떠올라 그때마다 찾아서 공부하곤 했다. 본 글에서는 그 공부 내용들을 최대한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도식화하여 정리를 해 보았다. 사진찍기는 결국 빛이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빛의 각도(초점, 피사계 심도)와 빛의 양(셔터스피드)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다. 사진을 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이나 나와 비슷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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