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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증류주) 종량세 발의, 무슨 내용일까? 왜 종량세 발의가 나왔을까? 지난 글에서 한국의 위스키(증류주) 세금 구조에 대하여 다루었다(링크). 그 글에서 다룬바와 같이 한국이 위스키 등의 증류주에 매기는 세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합리적인 수준을 훨씬 넘어선 이 세금액은 지금껏 논란이 되어 왔다. 한국은 위스키를 포함한 증류주에 종가세 제도를 적용한다. 종가세란 가격에 세율을 곱해 계산되는 세금이다. 즉, 주류세가 72%인 경우 10만원짜리 증류주에 붙는 종가세를 계산하면 10만원 * 72% = 7만2천원이 된다. 100만원짜리 증류주의 경우 세금만 72만원이 붙게 된다. 종량세는 술'양'에 따라 붙는 세금이다. 예를 들어 종량세가 1리터당 4,000원이라면, 10만원짜리 1리터 술에도 세금이 4천원이 붙고 100만원짜리 술에도 4천원이 붙는.. 2023. 10. 26.
CD 산출방식은 왜, 그리고 어떻게 변경될까? 변경 이유 2023년 10월 2일부터 CD 산출 방식이 변경된다(2023년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됨에 따라 2023년 10월 4일부터 변경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존 CD 산출 방식은 '증권사 자율 호가제'였다. 이는 규정상으로는 증권사가 마음대로 호가를 제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증권사들에게 자율권을 주어도 최선을 다 해 CD금리를 산출할 것이라는 양심에 기댄 방식이다. 하지만 과거 LIBOR 담합 사태가 보여주듯 이런 방식은 담합에 노출된 위험한 방식이다.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많은 금융 상품들이 CD금리와 연동된다. 이렇듯 중요하게 사용되는 금리가 담합에 노출된, 전문성이 결여된 방식으로 산출이 된다면 이는 잠재적인 큰 위험이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은 CD금리 산출 방식을 변경하기로.. 2023. 9. 23.
대체금리(fallback rate; 폴백금리)란 무엇일까? 그냥 Term SOFR를 쓰면 되지 않나? 대체금리(fallback rate)와 Term SOFR 2023년 7월 2일을 기하여 USD LIBOR금리는 사라졌다(관련 글). 오랜 준비 기간 끝에 담합 문제가 발생한 USD LIBOR 대신에 RFR(Risk Free Rate; 무위험금리)가 등장했다. 따라서 새로 체결되는 계약 중 USD로 체결되는 계약들은 LIBOR가 아닌 USD의 RFR인 SOFR(소파), 또는 Term SOFR(텀 소파)를 기준 금리로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USD LIBOR Transition이 일어나기 전에 이루어진 계약들은 여전히 계약서에 USD LIBOR를 기준금리로 사용한다고 기록이 되어 있다. 물론 계약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LIBOR대신 SOFR를 사용하도록 계약서 내용을 바꿀 수도 있지만 이는 권고 사항일 수는.. 2023. 9. 14.
위스키에 붙는 세금 정확히 알아보기 위스키(whisky 또는 whiskey)가 유행이다. 언제부터인가 많은 사람들이 싱글 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 버번 위스키(Bourbon Whiskey)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위스키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한국에서 위스키를 공부할 때에 빠지면 안 되는 주제는 바로 세금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위스키가 가장 비싼 나라이다. 위스키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내가 마시는 위스키 가격에 세금이 얼마나 포함이 되었는지 역시도 제대로 알아 두면 좋지 않을까. 위스키에 붙는 세금을 모르고 한국에서 위스키를 즐긴다면 위스키 가격에 대해 잘못 이해하게 될 지도 모른다. 위스키 수입 세금을 계산해 보자 위스키에 세금을 매길 때에는 제품 가격 뿐만이 아니라 .. 2023. 6. 15.
LIBOR transition(리보 전환)과 RFR, 그리고 계산 방식 차이 LIBOR Transition(리보 전환) LIBOR(London Inter-Bank Offer Rate) transitionl이란 LIBOR를 산출 중단하고 새로운 RFR(Risk-Free Rate) 금리로 전향하는 과정을 말한다. LIBOR는 오랜 기간 동안 시장에서 중요한 무위험금리로서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과거에 LIBOR금리 담합이라는 큰 사건이 터졌고 이로 인해 LIBOR를 대체할 새로운 무위험금리(RFR)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생겼고 관련 기관들은 그동안 LIBOR를 대체할 금리에 대해 고심하기 시작했고 가장 중요한 LIBOR였던 USD LIBOR는 2023년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고시가 되지 않게 되었다. LIBOR Transition은 쉬운 일이 아니다. LIBOR를 사용.. 2023. 4. 19.
쉽게 보는 유전자, 유전자 주변, 그리고 노화와 노화의 역행 2023년 1월. Cell 저널에 하버드 대학의 싱클레어 교수(Dr. Sinclair) 팀(한국인 학자인 양재현 교수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이 쓴 놀라운 논문이 올라왔다. 이 논문은 공개되자마자 관련 과학계의 큰 관심을 끌어모았다. 논문의 제목은 'Loss of epigenetic information as a cause of mammalian aging'이다. 번역하자면 '포유류 노화 원인으로서의 후성유전적 손실'이다. 연구 논문 제목이다보니 단어들이 어려운데, 한 번 쉽게 풀어서 이해해보도록 하자. 논문은 그 분야에서 통용되는 전문용어를 써야 하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제목 이해가 어렵다. 위 제목을 일반적인 언어로 일단 한 번 풀어서 쓰자면 '포유류가 늙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후성유.. 2023. 3. 24.
ChatGPT에 대한 진실과 오해 Open AI사에서 만든 ChatGPT는 현재 뜨거운 주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ChatGPT를 사용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중이다. 어떤 사람들은 ChatGPT를 보조수단으로 사용하여 업무 속도나 개인적인 일 처리 속도를 높이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이를 악용하기도 한다. 벌써부터 ChatGPT를 사용하여 대학 과제를 낸다든가 하는 사례들이 나타난다. 무엇이든 상당히 새로운 무언가가 처음 생겼을 때에는 파장이 크다. 특히나 ChatGPT처럼 무료판도 공개되어 인터넷에 접속이 가능한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열린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워낙에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중이어서인지 상당히 많은 테크 유튜버들도 ChatGPT에 관련된 영상을 올리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ChatGPT의 원리를 알려주마'와 같은.. 2023. 2. 28.
아바타: 물의 길(Avatar: A Way of The Water) (2022) '아바타: 물의 길(Avatar: A Way of The Water)'을 보러 가기 전에 이 영화에 대한 기준점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를 고민했다. 전작인 '아바타'(2009)처럼 CG면에서 또 다른 신세계를 열어주기를 원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였다. 그렇다고 스토리에 기대를 두기도 힘들었다. 아바타는 영상을 즐기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전작과 수준은 비슷하지만 새로운 종류의 영상 정도를 기대하는 편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감독도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가 선택한 결론은 세계관 확장이었다. 아바타 세계관에서 판도라는 지구 크기의 70%정도 되는 행성이다. 그러니 충분히 크다. 지구만 해도 국가가 거의 200개가 되며 수많은 인종이 산다. 판도라 .. 2022. 12. 15.
그래비티(Gravity)(2013) 재개봉(2022) 2013년에도 나는 영화를 좋아했다. 당시에도 '그래비티(Gravity)'는 꼭 봐야 하는 영화였다. 3D로 펼처지는 우주와 지구 경관은 엄청났다. 나는 당시에는 이 영화에 4점(5점 만점)을 줬다. 물론 4점도 매우 높은 평점이다. 특히나 고예산 대중 영화에 4점은 개인적으로는 최고점 수준이다. '테넷'(2020),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2019), '블레이드 러너 2049'(2017), '컨택트'(2016) 정도(물론 그 외에도 여러 편이 있긴 하다)가 4점을 준 고예산 대중 영화들이니 나름대로 기준점이 높은 셈이다. 2022년에 재개봉한 '그래비티'를 용산CGV IMAX관에 가서 다시 봤다. 그러고는 느꼈다. 내가 10년 전에는 영화를 잘 몰랐구나. 왓챠에 들어가 별점 점수를 4.. 2022. 12. 13.
더 메뉴(The Menu) (2022) 몇 해 전부터 한국에서도 파인 다이닝(fine din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라 불리는 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려면 비용이 꽤 많이 든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라 불리려면 좋은 재료로 일반 식당이나 가정집에서는 불가능한 수준의 요리를 내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가게 분위기나 서빙 등 모든 면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기도 하다. 아주 가끔씩 기회가 생겨 파인 다이닝에서 식사를 하고 나올 때마다 여러 생각이 든다. 맛있긴 한데, 대단한 것은 알겠는데, 왜 이정도까지 하는 것일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비교적 쉽다. 그들은 셰프이기 때문이다. 셰프이기에 뛰어난 요리를 하고 싶어하고, 그 과정이 힘들더라도 상상했던 요리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기꺼.. 2022. 12. 13.
올빼미(2022) 조선왕조실록은 한국 영화계에는 마르지 않는 우물과도 같다.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을 자랑하다 보니 아무리 파 내어다 써도 밑이 드러나지 않는다. 오백여년 동안 사관들이 불철주야 왕 옆에서 보고 들은 모든 것들을 기록한 실록이라 그 오백여년 동안 일어난 온갖 일들이 기록되어있다. 양이 너무도 방대해서 그 누구도 조선왕조실록의 전문가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한 개인이 평생을 읽어도 제대로 다 읽지 못할 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접근성은 좋다. 검색창에 '조선왕조실록'이라고 치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엄청나게 잘 정리해 둔 자료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원본도 모두 스캔하여 올려두었고, 원본과 번역본을 붙여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조선왕조실록은 영화나 드라마계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마르지 않는.. 2022. 12. 7.
본즈 앤 올(Bones And All) (2022) 사람은 각기 다른 본성을 타고 나긴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본성을 가지고 일반적인 사회 속에서 일반적인 교류를 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경우에는 내가 누군가와 가깝게 지내는 것도 누군가와 멀어지는 것도 어느 정도는 내 선택에 의해서이다. 일반 사람들과는 절대로 어울릴 수 없는 본성을 타고 난 사람들은 어떨까.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일반적인 인간관계를 꿈 꾸어 보기도 하고 실행에 옮기기도 하지만 이는 순간적일 뿐이다. 그들이 타고난 본성에 의해 그 관계는 깨어진다. 그들에게 남은 방법이라고는 그들과 같은 본성을 타고난 사람들을 찾아 그들과 같이 지내는 것 뿐이다. 루카 구아다니노(Luca Guadagnino)가 감독한 영화 본즈 앤 올(Bones And All)은.. 2022. 12. 4.
홍상수 - 탑(2022) 홍상수 감독 영화를 보러 갈 때에는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든다. 익숙함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해야 할까, 지향점과 표현 방식이 비슷해 보이는 영화가 연달아서 나오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그 익숙함도 매력적이기에 다시 극장으로 가면서도 조금은 덜 익숙한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같이 든다. 그런 면에서 '탑'은 새로웠다. 이번에는 홍상수 감독이 관찰한 외부 무엇인가가 아닌 스스로를 관찰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탑'이라고 표현되는 영화 속 건물은 해옥(이혜영)이 소유한다. 오랜 별거 생활 중인 영화 감독 병수는 그 건물에 5년만에 만난 딸 정수(박미소)를 데리고 간다. 미술을 전공했던 정수가 미술에는 흥미를 잃고 실내 인테리어에 관심을 보이자 그 분야 전문가인 해옥을 딸에게 소개시켜주기 .. 2022. 11. 6.
블랙 아담(Black Adam)[2022], 퇴고조차 안 한 출판물 영화 '블랙 아담(Black Adam)'은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웠다. 극장에서 상영한 그 판본이 마지막 완성본이라고 믿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장면장면 사이에 이음매들이 하나도 없는 느낌이었다. 흐름은 억지스러웠고 대사는 유치했다. 중간중간에 섞어 넣은 유머도 유효하지 않았다. 안 웃긴 사람이 본인이 웃긴 줄 알고 하는 그런 농담들과 재치가 없는 사람이 부리는 듯한 제스처 등은 어색함을 넘어 그나마 유지하던 집중력을 깼다. 영화 스토리상 중심부분을 장식하는 선과 악에 대한 개념도 너무도 고리타분했다. 옛날 만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라지만 그래도 2022년에 개봉을 하려면 어느 정도는 그에 맞춰 발전을 시켜야 맞다. 캐스팅은 좋았기에 더 아쉬웠다. 드웨인 존슨은 블랙 아담 역으로 제격이었다. 분노도 정의감도 .. 2022. 10. 20.
영화 '아바타(Avatar)' 리마스터 2009년 12월에 개봉한 영화 '아바타'는 기존 흥행 기록들을 모두 깨버렸다. 그리고 '아바타'는 아직까지도 역대 영화 흥행 기록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아바타'는 영화를 깊게 보는 사람들과 재미로 보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켰다. 평론가든 일반 관객이든 색다른 경험 앞에서는 무장을 해제하게 된다. 그리고 '아바타'는 그들 모두에게 믿지 못할 화면을 선사했다. '아바타'가 개봉하기 2년 전인 2007년에도 엄청난 화면을 선사한 영화가 개봉했으니 바로 '트랜스포머(transformers)'였다. 트랜스포머는 당시로서는 믿기 힘든 로봇 CG와 함께 그 CG를 실사 화면에 이질감 없이 삽입시키는 놀라운 기술을 선보였다. 2000년대 영화 CG는 '트랜스포머'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압.. 2022. 9. 29.
다 잘 된 거야(Tout s'est bien passé) (2021) 영화 '다 잘 된 거야(원제: Tout s'est bien passé ; 영제: Everything Wend Fine)'는 프랑소와 오종(François Ozon)이 감독한 2021년 개봉작이다. 한국에서는 2022년에 개봉했다. 프랑소와 오종은 유명 감독이지만 나는 그가 감독한 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했다. '인 더 하우스(2012)', '영 앤 뷰티풀(2013)' 정도를 보았을 뿐이다. 독특하고 사회적 문제가 되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지만 연출 형식은 지극히 정통적인 영화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민감한 주제를 보다 더 자세히 보면서도 다각도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들이었다. 매력적인 감독이었다. 영화 '다 잘 된 거야' 각본은 엠마뉴엘 베른하임(Emmanuèle Bernheim)이 쓴 2013년 출판작인 동.. 2022. 9. 9.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Verdens verste menneske)[2021] 제목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이 영화 원제인 Verdens Verste Menneske에 대해 감독 요아킴 트리에(Joachim Trier)는 한 인터뷰에서 '노르웨이에서 옛날부터 써 온 말로 세상 하잘것없이 보이는 일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이 스스로를 비웃고 책망하는 뜻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의역하자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인간' 정도가 아닐까 싶다. 영어 제목인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는 그래도 원제를 많이 존중한 제목인 셈이다. 리뷰 시작부터 한국어 번역 제목을 걸고 넘어지는 이유는 이 영화는 '사랑할 때'만을 강조하는 영화도 아니고 '사랑할 때에만' 일어나는 일만을 그리는 영화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이제 갓 서른이 된 무언가가 되고 싶은 강한 의지와 .. 2022. 9. 1.
놉(Nope)[2022] 영화 놉(Nope)은 조단 필(Jordan Peele)이 연출한 세 번째 영화이다. 원래 배우로서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던 그는 2017년 영화 겟 아웃(Get Out)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겟 아웃은 그동안 어떤 영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섬뜩하면서도 매력적인 이미지를 담아내어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찬사를 받았다. 그가 감독한 두 번째 영화인 2019년 개봉작 어스(Us)는 좀 더 혼란스러운 영화였다. 겟 아웃과도 연결성이 비치는 영화로 심리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상당히 강렬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어스는 속편이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올해 조단 필 새 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겟 아웃과 어스를 잇는 작품이 나올줄 알았다. 놉이라는 영화 제목에서도 전작들과 내용면에서도 이어지겠.. 2022. 8. 31.
헌트[2022] 이정재와 정우성. 실제로도 친분이 깊기로 소문난 두 배우가 오랜만에 한 영화에 같이 출연한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이에 더해 이정재가 처음으로 연출(감독)을 맡고 각본을 쓴 영화라는 사실도 관심을 모았다. 그 관심 속에는 우려도 포함된다. 기대를 하는 만큼 실망도 크지 않을까 싶은 요소들이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왕년 청춘스타 이정재/정우성이 아닌 배우 이정재/정우성이 어떤 연기력과 호흡을 보여줄지, 배우 이정재가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영화인데 연출이 너무도 기대 이하는 아닐지 등 우려할 만한 요소도 한둘이 아니었다. 영화를 보면서, 그리고 본 후에 든 생각은 기대한 부분은 기대한대로 충족이 되었고 우려스러운 부분은 우려스러운대로 드러났구나 였다.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헌트는 볼.. 2022. 8. 30.
파이썬(Python): 클래스(class) 안 def __init__(self): 와 self 등을 제대로 이해하기 "def __init__(self):" 파이썬python을 약간이라도 다루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내 마주치는 구문이다. 개인적으로는 def __init__(self) 구문은 파이썬에서만 사용하는 함수로 안다. 다른 언어에서 본 적이 없기에(그리고 다른 언어는 다뤄본 적이 없기에) 더 당황스럽기도 하다. 일단 의미부터 설명하자면 __init__은 initialize를 표현한 구문이다. initialize는 '기본값 설정하기'라는 뜻에 가깝다(대개 __init__을 '초기화' 라고 설명하는데 한국 IT어 용례상 '기본값 설정하기'로 이해하는 편이 낫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예시 코드 및 해설을 따라가면 __init__의 역할은 물론 self란 무엇인지, 그리고 클래스class를 왜 쓰는지도 이해하게 될 것이.. 2022. 8. 16.
시(2010), 이창동 감독이 피해자들에게 바치는 추도사 영화 시는 2010년 개봉작이며 감독은 이창동이다. 이 영화는 한 때 전 국민을 공분하게 만든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계가 깊다. 이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던 시기에 이창동 감독은 밀양에서 영화 밀양(2007)을 찍는 중이었다고 한다. 자신이 영화를 찍는 장소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본 이창동 감독은 잠시 밀양 촬영을 중지했을 정도로 감정적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이창동 감독은 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를 찍어야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영화 시이다. 시는 국제적으로 큰 관심과 인정을 받았다. 칸 영화제에서는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영화 관계자들에게 인정만을 받았을 뿐 흥행에는 실패했다. 이창동 감독 본인이 말하길 '원래 자신은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 2022. 7. 26.
'아래 첨자 사용이 잘못되었습니다' -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오역 VBA를 사용하여 코딩을 할 때 '아래 첨자 사용이 잘못되었습니다'라는 메세지가 자주 뜬다. VBA에 익숙한 사람들은 그저 그러려니 하고 담담하게 디버깅을 하게 될 정도로 익숙한 에러 메세지이다. 하지만 VBA 초보들에게는 당황스럽기가 이를 데가 없다. 통상 아래첨자란 다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코드를 아무리 뜯어봐도 아래첨자는 없다. 그런데 아래첨자가 잘못되었단다. 당황을 넘어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덧없이 VBA코드를 다시 실행해 봐도 어김없이 다음과 같은 에러 메세지가 뜬다. 워낙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에러 메세지이다보니 누군가는 어딘가에 이에 대한 근본적 설명을 했으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수십년 동안 고쳐지지 않는 오역: 아래첨자 사용이 잘못되었습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 2022. 7. 7.
헤어질 결심[2022], 박찬욱식 로맨틱 영화의 탄생 박찬욱 감독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감정 표현 방식이 매우 직선적이었다. 사랑하는 행위를 하고자 할 때에는 거침없고 적나라한 몸 관계를 맺으며 폭력적인 행위를 하고자 할 때에는 신체 중 일부가 잘려 나가든지 사방에 피가 튀기든지 한다. 복수를 하고자 할 때에는 철저하게 계획하고 그 계획에 따라 상대방을 정신적으로 나락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신체적 손상까지도 무자비하게 행한다. 즉, 박찬욱 감독 영화에서 인물들은 참지 않는다. 참는 경우는 단 하나이다. 원하는 바를 이룰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경우. 즉 참기 위해 참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그 참는 동안 느낀 괴로움까지 더하여 더 강렬하고 직선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서 참는 것이다. 헤어질 결심은 다르다. 어느 인터뷰에서인가 박찬욱 감독이 "내가 멜로.. 2022. 7. 2.
탑 건: 매버릭 [2022], 톰 크루즈 커리어 최고의 영화 탑 건: 매버릭(Top Gun: Maverick)은 제작이 된다는 소문만으로도 큰 관심을 끌었다. 1986년 개봉작 탑 건이 워낙 흥행작이었기 때문이다. 36년 전에 개봉한 영화인데도 아직도 톰 크루즈(Tom Cruise)하면 탑 건을 대표작으로 뽑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탑 건은 인기작이었다. 그런 영화가 36년만에 후속작을 낸다니 그 자체로도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36년은 긴 세월이다. 당시 20대 중반이던 톰 크루즈는 이제 예순에 가깝다. 블록버스터 영화 씬도 그 당시와는 완전히 다르다. 몸을 던지는 스턴트나 직접 촬영보다는 주로 CG로 작업이 이루어진다. 영화에 따라서는 CG자체가 감상 포인트가 될 정도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뛰고 구르고 몸을 던지는 배우가 바로 톰 크루즈이다... 2022. 6. 24.
마이클 크래이그-마틴 전시회 : 현대인들의 취향 나에게 개념 예술(Concept Art)은 흥미로은 분야이다. 관련 전공도, 공부도 하지 않아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인기 많고 유명한 개념 예술 작품들은 현 시대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유명한 개념 예술 작품들은 경매에서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린다. 그래서 개념 예술이라고 하면 '뭐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데 부자들이 엄청 비싸게 사고 파는 작품'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겼다. 내 생각에는 언론에 보도가 되는 이러한 어마무시한 가격들이 바로 개념 예술을 즐기는 데에 가장 큰 장애물이다. 본인이 그림을 살 생각이 아니라면 뉴스에 나오는 예술품 경매가 같은건 그냥 읽어넘기면 된다. 보다 더 흥미로운 주제는 어떤 아티스트, 혹은 어떤 작품이 왜 인기가 많은지이다. '이런 게 뭐 그렇게 유명해?' 라는 불만은 .. 2022. 6. 16.
범죄도시2 [2022] - 괜찮은 한국 대중 영화의 괜찮은 후속작 범죄도시2(2022)를 본 이유는 범죄도시(2017)를 흥미롭게 봤기 때문이다. 범죄도시는 한국적인 특색을 잘 살린 괜찮은 대중영화였다. 범죄도시는 범죄율이 높은 구역인 대림동을 배경으로 삼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영화적으로 표현한 다음 마동석이라는 이제는 한 장르가 되어버린 배우를 캐스팅하고 '장첸'이라는 존재감이 분명한 악역을 만들어냈다. 또한 그 안에 한국 경찰이 속한 현실을 유머를 섞어 풀어냈다. 배우들 간 호흡도 볼만했다. 범죄도시를 보고 나서 딱히 이 영화 속편이 나오겠구나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데, 어느 날 범죄도시2광고를 보게 되었다. 예고편을 보니 범죄도시2는 한국이 아닌 필리핀이 시작점이었다. 범죄도시는 그 도시가 한국 도시이기에 한국 관객에게 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였다. .. 2022. 6. 16.
더 노비스(The Novice)[2021] - 영화적으로 표현해낸 극에 달하는 강박과 집착 더 노비스(The Novice). '신참'이라는 뜻이다. 예매를 결정하기 전에 영화 정보를 좀 찾아봤다. 조정(rowing)이라는 독특한 소재에 관심이 가기도 했고 조정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기에 관람하기가 머뭇거려지기도 했다. 로렌 해더웨이(Lauren Hadaway)라는 감독도 생소했다. 알고보니 이 영화가 감독 데뷔작이었다. 영화 포스터가 매우 거칠었다. 위플래시(whiplash) 느낌이 나기도 했다. 해더웨이 감독은 이 영화를 감독하기 전까지 영화 사운드 부문에서 오랫동안 일을 한 음향 전문가였고 실제로 영화 위플래시에서 사운드 편집 일을 했다. 아마 이 영화를 감독하게 된 데에는 위플래시가 끼친 영향도 상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처절하고 치열했다. 한 시간 반 동안.. 2022. 6. 14.
파리, 13구(Les Olympiades, Paris 13e)[2021] -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보여주는 보다 현실에 가까운 파리 파리라는 제목이 관심을 끌었다. 판데믹 상황이 아직 다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어디로도 나가지 못하는 시점에 파리, 13구라는 제목은 매력적이었다. 제목과 더불어 흑백 포스터에도 끌렸다. 파리 13구역은 파리 중심부에서 많이 벗어난 곳이다. 영화에 흔하게 나오는 파리와는 지역 자체가 다르다. 흑백 포스터라도 백인과 아시아인과 흑인은 뚜렷하게 구분된다. 분명 의도적인 캐스팅이었다. 파리라는 제목, 흑백 포스터, 감각적인 느낌 등에 이끌려 예매를 했다. 이 영화는 원래 제목이 Les Olympiades, Paris 13e이다. Les Olympiades는 파리 13구역에 위치한 커다란 주거 건물이다. 그러니 이 영화 제목은 매우 구체적인 주소인 셈이다. 당연스럽게도 이 영화에서 인물들이 활동하는 주된 공간이기.. 2022. 6. 14.
우연과 상상(偶然と想像) [2021] - 일상 속 우연과 색다른 상상 평점 : 4 / 5 국내판 포스터에는 '아카데미 수상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신작'이라고 되어있지만 사실 이 영화는 드라이브 마이 카(2021)보다 먼저 개봉했던 영화이다. 한국에서 정식 개봉을 늦게 했을 뿐이다. 또한 2021년 부산 국제영화제에서는 우연과 상상과 드라이브 마이 카가 모두 상영되었다. 영화 우연과 상상(2021) 안에는 단편 영화 세 편이 들었다.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魔法(よりもっと不確か)), 문은 열어둔 채로(扉は開けたままで), 다시 한 번 더(もう一度). 이 단편 영화 셋은 서로 내용상 연관은 없다. 다만 착상 방식이 같다. 세 편 모두 문득 떠오른, 혹은 실제로 보았던 우연을 시작으로 상상을 펼치는 식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이 영화는 하마구치 류스케(濱口竜介) 감독이 본인이.. 2022. 5. 13.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2022] 평점: 3 / 5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영화 제목만 보면 닥터 스트레인지가 멀티버스를 연구한다든지 멀티버스를 만든다든지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아니다. 원래 제목을 한 번 보자.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미쳐 돌아가는 멀티버스 속 닥터 스트레인지. 여러 사람들이 보는 영화 제목이기에 '대혼돈'이라는 젊잖은 단어를 썼지만 이 영화 제목상 'madness'는 '미쳐 돌아가는' 이라는 뉘앙스에 더 들어맞는다. 대혼돈(chaos)와 광란(madness)의 어감 차이는 분명하다. 대혼돈은 인간의 감정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 광란(madness)는 인간적인 감정까지를 포함한 단어이다. 영화 마케팅적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한글 제목을 지어보자면.. 2022.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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