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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Review

그래비티(Gravity)(2013) 재개봉(2022)

by WritingStudio 202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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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MDB

2013년에도 나는 영화를 좋아했다. 당시에도 '그래비티(Gravity)'는 꼭 봐야 하는 영화였다. 3D로 펼처지는 우주와 지구 경관은 엄청났다. 나는 당시에는 이 영화에 4점(5점 만점)을 줬다. 물론 4점도 매우 높은 평점이다. 특히나 고예산 대중 영화에 4점은 개인적으로는 최고점 수준이다. '테넷'(2020),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2019), '블레이드 러너 2049'(2017), '컨택트'(2016) 정도(물론 그 외에도 여러 편이 있긴 하다)가 4점을 준 고예산 대중 영화들이니 나름대로 기준점이 높은 셈이다.

 

2022년에 재개봉한 '그래비티'를 용산CGV IMAX관에 가서 다시 봤다. 그러고는 느꼈다. 내가 10년 전에는 영화를 잘 몰랐구나. 왓챠에 들어가 별점 점수를 4점에서 5점 만점으로 바꾸었다.

 

2013년에 나는 '그래비티'가 압도적인 화면에 비해 스토리가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영화를 볼 때 스토리나 내러티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만 당시에는 그 할당 비율이 지금보다도 훨씬 높았다. 당시 나에게 영화란 시나리오가 거의 전부였었다. 말하자면 당시에는 '그래비티'를 보고 나서 5점 만점에서 시나리오 점수로 1을 아예 빼버린 것이었다.

 

그 후로 9년이 지났고 그 사이에 당연히 나도 영화를 꾸준히 보았다. 영화에서 시나리오가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서는 그 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그 9년 사이에 다른 것들을 보는 눈이 더 생겼다. 감상한 영화 편 수가 늘면서 배우들이 하는 연기도 좀 더 눈에 잘 들어왔다. 주초점이 아닌 주변 초첨에 잡히는 장치들도 더 잘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플롯(plot)에 대한 상대평가도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다 전체적으로, 혹은 그 전보다 더 입체적으로 감상하게 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촬영과 편집과 사운드(결과적으로는 그 전에는 영화를 제대로 감상을 못 한 셈이다)에 대한 감상 경험이 많이 쌓였다. '그래비티'가 개봉했던 시기에 나는 너무 시나리오에만 치중했다. 아마도 영화에 대한 취미보다 글에 대한 취미를 훨씬 먼저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는 근본적으로 화면과 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결과물인데 '화면과 시간'보다 '이야기'에 지나친 무게를 두었었다. 다행히 더 많은 영화를 감상하면서 그 무게가 조금씩 균형이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영화를 어느 정도 균형잡힌 관점으로 감상을 하게 된 시점에서 다시 본 '그래비티'는 완벽했다. 상영시간 한 시간 반 동안 그저 황홀할 따름이었다. 2013년도에도 나는 '그래비티'가 촬영을 잘 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래비티'는 촬영을 잘 한 영화가 아니라 아예 새로운 촬영과 편집 수준을 보여준 영화였다. 즉, 영화가 표현할 수 있는 화면 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린 작품이었다. 관객에게 그 전에는 불가능했던 체험에 가까운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이러한 영화에서는 스토리가 단순하다 한들 그것이 흠이 되지 않는다. 또한 그 스토리를 채우는 내러티브는 아주 섬세하고 정직하게 사실적이었다: 영화가 목표로 하는 무언가를 달성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최대한의 사실성과 세심함을 보여주었다.

 

어떤 영화는 감상한 영화 편 수가 쌓이면 쌓일수록 더욱 더 대단해보이곤 한다.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ón)이 감독한 '그래비티'도 그와 같은 영화다. '그래비티'가 나온 후에도 대단한 화면을 선사하는 영화들은 많이 나왔지만 '그래비티'와 같은 류의 차원이 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영화는, 내가 알기로는 없다.

 

'그래비티'가 선사하는 차원이 다른 경험은 극장에서만 겪을 수 있다. 여전히 영화관 스크린으로 영화 보기를 더 선호하는 한 사람으로서는 '그래비티'처럼 극장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 주는 영화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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