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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Review

아바타: 물의 길(Avatar: A Way of The Water) (2022)

by WritingStudio 2022.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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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MDB

'아바타: 물의 길(Avatar: A Way of The Water)'을 보러 가기 전에 이 영화에 대한 기준점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를 고민했다. 전작인 '아바타'(2009)처럼 CG면에서 또 다른 신세계를 열어주기를 원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였다. 그렇다고 스토리에 기대를 두기도 힘들었다. 아바타는 영상을 즐기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전작과 수준은 비슷하지만 새로운 종류의 영상 정도를 기대하는 편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감독도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가 선택한 결론은 세계관 확장이었다. 아바타 세계관에서 판도라는 지구 크기의 70%정도 되는 행성이다. 그러니 충분히 크다. 지구만 해도 국가가 거의 200개가 되며 수많은 인종이 산다. 판도라 행성도 마찬가지다. 1편에 소개된 나비족은 판도라 행성의 수많은 부족 중 하나라고 설정해도 무리가 없다.

1편과 똑같이 숲과 하늘에 초점을 맞추면 1편과 2편이 영상 면에서 겹치게 되고 관객들은 지루함과 실망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아바타' 제작진은 이번에는 공간을 바다로 틀었다. 공간을 바꾸면 1편에 나왔던 동물들이 또 나오지 않아도 되고, 바다라는 공간은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내기 좋은 환경이다. 관객들을 붙잡을 만한 영상을 만들기에 적당한 공간이다.

실제로도 '아바타: 물의 길'은 그런 면에서는 성공을 거두었다. '물의 길'에는 작은 바다 동물부터 엄청나게 큰 바다 동물까지 여러가지 동물들이 나온다. 각 동물들은 생김새도 다르고 움직이는 방식도 다르고 역할도 다르다. '아바타' 제작진이 창조해 낸 바다 동물들은 실로 경이로웠다. 이 초현실주의적 동물들만 구경해도 3시간 10분이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바타: 물의 길'이 해낸 성공은 여기까지였다.

'아바타: 물의 길'은 2009년 '아바타'에서 보여줬던 패턴을 그대로 반복한다. 여러 부족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판도라 행성에 인간들이 다시 침공한다. 인간들은 이번에는 망가져가는 지구를 떠나 판도라 행성으로 이주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물의 길'에서는 이 계획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물의 길'에서 인간들이 목적하는 바는 단 하나이다. 제이크 설리를 잡아서 처형하는 것.

 

'물의 길'은 제이크 설리를 잡아 죽이려는 일당과 제이크 가족의 이야기이다. 제이크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나비족 족장 자리를 포기하고 그와 그의 가족은 숨기 위해 방랑길을 떠난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인간들과 쿼리치 일당은 어떻게든 제이크를 찾아낸다. 그렇게 갈등이 발생하고 사건들이 전개된다. 이 전개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인물들의 감정 흐름은 치밀하지 못하다. 갑작스럽기도 하고 의아스럽기도 하다. 대신 이 영화는 판도라 행성의 또 다른 자연경관인 바다를 집중해서 보여준다. 판도라 행성의 바다가 지닌 아름다움을 놀라운 상상력으로 관객에게 펼쳐놓는다. 이 과정을 통해 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판도라 행성 부족들은 선한 세력이 되며, 제이크를 잡기 위해 이 자연을 아무런 양심상 거리낌 없이 파괴하는 인간들과 쿼리치 일당은 절대악이 된다. 그리고 이번에도 선한 세력에게 절대적이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바로 자연이다.

'아바타: 물의 길'을 보면서 이 영화에 등장하는 온갖 동물들에 감탄하면서도 무언가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자세히 보아도 동물들 때문은 아니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해양동물들은 그 CG수준과 디자인이 엄청났다. 배경이 되는 자연 경관도 어색함의 원인이 아니었다. 자연 경관도 상당히 뛰어났다. 좀 더 뜯어보니, 그 어색함은 동물들이 아닌 인물들에서 나왔다. 동물들의 생김새와 움직임은 자연스러운데 인물들은 움직임이 어딘가 얼기설기했다. 전투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전투에 참여하는 동물들의 움직임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바타들이 서로 치고 받는 모습이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낮아 보였다. 1편에서야 아바타들이 본체는 따로 있는 아바타들이었으니 어느 정도 서툰 움직임 처리도 특성이겠거니 하고 넘겼지만 '물의 길'에 나오는 아바타형 인물들은 조종당하는 모형이 아니다. 판도라 행성에 사는 인물이다. 아마 아바타형 인물들의 CG는 실제 배우들의 그 움직임을 따서 그래픽화를 시켰을텐데 형체 길이나 두께감 처리가 완전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의 엄청난 CG를 감상하는 데에 오히려 인간형(아바타형) 인물들이 약간 방해가 된다고 느꼈다.

어쨌든 '물의 길'은 훌륭한 화면을 선사했다. 3시간 10분동안 영화가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들거나 이 순간은 좀 지루하다고 느끼거나 하지 않았으니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화면만큼은 다시 한 번 인정을 해 줘야 하는 영화였다. 또한 3D 구현 수준도 뛰어났다(묘한 사실은 입체감 만큼은 '물의 길'보다도 '아바타 리마스터(remastered)'가 더 뛰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다).

'물의 길'을 보면서 아바타는 앞으로도 지구인과의 충돌을 영화의 주요 원천으로 삼기보다는 제이크와 제이크의 가족이 판도라 행성을 방랑 또는 탐색을 하게 만들면서 여러 자연 배경과 동물들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들에 대한 CG만 좀 더 정교하게 보완된다면 '아바타 3'에서는 또 다시 차원이 다른 CG를 보여주는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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