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기 전에 [비전공과학 1] DNA 와 RNA 훑어보기를 먼저 읽기를 권한다.
현재 우리에게 주로 알려진 백신은 옥스포드-아스트라제네카(Oxford-AstraZeneca; 일명 'AZ'), 얀센(Janssen), 화이자-바이오엔테크(Pfizer-BioNTech; 일명 '화이자'), 모더나(Moderna) 백신 4가지이다.
저 네 백신들은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백신과 mRNA백신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mRNA의 m이 messenger라는 뜻이라 공식 한글 번역어는 '전령RNA'로 정해졌다고 하는데, 본 글에서는 그냥 mRNA라고 쓰겠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백신 제조사 | 백신 타입 |
옥스포드-아스트라제네카 | 아데노바이러스+DNA백신 |
얀센 | |
화이자-바이오엔테크 | mRNA 백신 |
모더나 |
원리상 AZ와 얀센은 같은 백신이며 화이자와 모더나 역시 같은 백신이다. AZ백신과 얀센 백신은 작동 방식이 같지만 AZ는 2회를 맞아야 하고 얀센은 1회만 맞으면 된다. 임상 실험 결과가 그렇게 나왔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 또한 화이자와 모더나도 작동 원리가 같지만 보관 온도가 매우 차이가난다. 화이자는 섭씨 -70도, 모더나는 섭씨 -20도가 보관 온도이다. 같은 물질과 같은 원리를 사용하는 백신인데 보관 온도가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이에 대해서는 관련 기사를 참고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이제 위 백신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보자.
백신 작동 원리
백신은 비유하자면 가짜 바이러스를 만드는 물질이다. 백신이 생성하는 물질은 바이러스처럼 보이도록 하는 물질이며 우리 몸은 이 가짜 바이러스를 보고 바이러스라고 판단하여 항체를 생성해낸다. 이 가짜 바이러스는 번식 능력도 없기 때문에 항체 생성만 유발하고 소멸한다. 따라서 코로나19 백신은 코로나19바이러스(SARS-CoV-2)처럼 보이는 물질을 만들어내어야 한다.
코로나19바이러스처럼 보이는 물질을 만드려면 우선 코로나19바이러스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아야 한다. 코로나19바이러스는 아래와 같이 생겼다.
코로나19바이러스에 담긴 RNA에는 바이러스 번식 로직이 담겼다. 저 RNA가 체내 세포에 뿌려지면 바이러스 번식이 시작된다. 그리고 저 스파이크들이 바이러스로 위장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 RNA를 뺀, 번식 능력은 없으나 모양만 코로나19바이러스와 비슷한 물질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물질을 만드는 방식으로 어떤 제약사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하고 어떤 제약사는 mRNA를 사용한다. 결과적으로 만들어내는 물질은 거의 비슷하지만 그 과정이 다른 셈이다.
각 백신이 항체를 생성시키는 과정을 간략히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AZ / 얀센 백신
AZ와 얀센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 안에 항체 형성 유도에 필요한 DNA를 담아 체내에 주입한다. 이 DNA가 세포 내에 들어가 DNA정보를 세포에 배출하면 세포핵이 DNA를 읽어서 스파이크 생성에 필요한 정보를 담은 mRNA를 만들어낸다. 그러면 세포 내 분자들이 이 mRNA를 읽어서 스파이크를 만들어낸다. 이 스파이크들이 세포를 에워싸면 모양이 코로나19바이러스처럼 되고 면역 체계는 이를 바이러스라고 판단하여 공격에 필요한 항체를 생성한다.
AZ/얀센 백신이 사용하는 아데노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이긴하나 번식능력을 제거시켰기에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AZ/얀센 백신에서 아데노바이러스는 포장지 역할만 하는 셈이다.
모더나 / 화이자 백신
모더나/화이자 백신은 mRNA를 체내에 주입한다. 모더나/화이자 백신은 애초에 mRNA를 주입하기 때문에 세포핵에서 mRNA를 만들 필요가 없다. 모더나/화이자 백신의 mRNA가 세포로 들어가면 세포 내 분자들이 이를 읽어서 스파이크를 만들어낸다. 이 스파이크들이 세포를 에워싸면 모양이 코로나19바이러스처럼 되고 면역 체계는 이를 바이러스라고 판단하여 공격에 필요한 항체를 생성한다.
기타 참고사항들
앞서 아데노바이러스와 mRNA 바이러스의 작동 원리에 대해 알아보았다. 아래 내용들은 조사를 진행하던 중 개인적으로 궁금하여 찾아 본 자료에서 정리한 내용들이다.
1) 아데노바이러스 백신과 mRNA 백신의 차이는 무엇인가?
두 방식의 차이점은 스파이크단백질을 생산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mRNA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에 있다. 아데노바이러스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에 DNA를 넣어서 그 DNA가 세포에 들어가 mRNA에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mRNA 백신은 애초에 그 mRNA를 백신 제작 회사가 직접 제작하여 세포 속에 밀어넣는 방식을 취한다.
2) 각 방식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아데노바이러스 방식의 장점은 이미 오랜 시간에 걸쳐 사용되어왔기에 익숙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백신에 쓰인 적은 없지만 DNA를 사용하여 여러 실험을 하는 실험실에서는 매일같이 쓰는 방식이 이 아데노바이러스 방식이다. 즉 지난 수십년동안 실험실의 쥐 등에게 원하는 DNA를 주입시키거나 할 때 써왔던 방식이 바로 이 아데노바이러스 방식이다.
다만 아데노바이러스 방식의 단점은 역시나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흔한 바이러스이다. 이는 우리에게 감기 증상이나 호흡기질환이나 눈병 같은 일상적인 병을 일으킨다. 물론 거의 대부분의 경우 가벼운 경증만을 유발하기에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영향이 거의 없을 것 같은 아데노바이러스를 골라서 쓴다고 해도 몸살이나 감기기운같은 증상을 불러일으킬 확률이 존재한다. 물론 백신에 쓰는 아데노바이러스는 번식능력을 제거당한 아데노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아데노바이러스가 신체에서 자가복제를 일으킬 확률은 없으며 따라서 아데노바이러스로 인한 부작용이 일어날 확률은 이론상 극미하다.
적당한 아데노바이러스를 고르는 것 또한 일이다. 어떤 아데노바이러스를 골랐는데 그 아데노바이러스가 이미 신체가 예전에 경험했던 아데노바이러스라면 이것이 몸 속에 들어가 DNA를 꺼내놓기도 전에 체내에 형성되어있던 항체가 그 아데노바이러스를 파괴시켜버릴 것이다. 이 경우 백신이 효력을 발휘할 확률이 매우 떨어지게 된다.
mRNA 백신의 장점은 무엇보다 매우 효율적이라는 데에 있다. 아데노바이러스 방식처럼 적당한 바이러스를 찾고, 바이러스에 DNA를 주입하고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mRNA에 기입할 시퀀스만 준비되면 사실상 끝이다.
다만 단점이라고 한다면 mRNA가 매우 다루기가 힘든 물질이기 때문에 관리하기가 까다롭다는 점을 들 수 있다. mRNA 백신의 보관방법이 까다로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당한 저온상태로 보관하지 않으면 파괴되기 쉽다. 화이자같은 경우 섭씨 영하 70도에서 관리되어야 하며 모더나의 경우 섭씨 영하 20도 수준에서 관리되어야 한다(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
3) AZ와 얀센이 같은 방식의 백신이라면 왜 AZ는 두 번을 맞아야 하고 얀센은 한 번만 맞으면 되는가?
이 두 백신은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임상실험을 거쳤고, 그 임상 결과 얀센백신은 1회 접종으로도 충분한 항체가 형성된다는 결론이 났다는 것이 유일한 이유인 듯하다.이에 대한 구체적인 분자생물학적 이유는 찾지 못했다.
4) mRNA백신이 아데노바이러스방식보다 우월한가? 더 좋은 백신인가?
mRNA를 활성화 시키는 방식이 다른 것이지 그 후 항체 형성 과정부터는 완전히 동일하므로 그 부분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찾은 자료들을 최대한 간소화하여 이해하기 쉽게 풀어보려 노력하였으나 솔직히 아래 자료의 수준에는 훨씬 못미친다. 혹시나 영어 자료에 접근이 가능하고 뉴욕타임즈를 구독하는 분이 계시다면 아래 기사를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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