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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Review

#Review - 듄(Dune) (2021) 전체 리뷰 및 해설

by WritingStudio 2021.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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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아라키스(Arrakis) 행성과 하코넨(Harkonnen) 가문

My planet Arrakis is so beautiful
when the sun is low.
우리 아라키스 행성은
해가 낮을 때 너무 아름다워.


영화 <듄>은 챠니(Chani)가 위 대사를 읊으면서 시작한다. 위 대사와 함께 펼쳐지는 영상은 실로 신비롭고 아름답다. 광활한 사막을 옅게 비추는 햇빛 속에서 스파이스(spice)들이 반짝인다. 미래적이고 디지털한 느낌과 아날로그 필름 느낌이 동시에 느껴지는 이 장면을 위해 촬영감독인 그레이그 프레이저(Greig Graser)는 특별한 공을 들였다.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감독과 프레이저는 필름이 주는 노스텔지아적 느낌과 디지털이 주는 선명한 느낌을 모두 표현해내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들은 디지털 촬영본의 네거티브(negative)를 필름에 심고 이를 다시 스캔하여 디지털화하였다. 그 결과 영화 도입부와 같은 신비롭고 노스텔지아적이면서도 미래적인 영상이 만들어졌다.

아라키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장면은 짧다. 영화는 곧바로 아라키스가 처한 처참한 현실로 돌아간다. 아라키스에는 '스파이스'가 무한정이다. 이 스파이스는 성간(interstellar) 비행에 필수적이며 오직 아라키스에서만 생산된다. 이 아라키스를 하코넨(Harkonnen)가문이 수십년간을 지배하면서 착취했다. 무자비한 하코넨 가문은 스파이스를 위해 아라키스에 사는 프레멘(Fremen)들을 억압하고 사냥한다. 용맹한 사막 전사 부족인 프레멘들은 하코넨 가문에 오랜 기간동안 맞서 싸웠지만 하코넨 가문을 격퇴시키기에는 너무도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라키스를 수십년간 통치하던 하코넨 가문이 갑자기 하루아침에 아라키스를 떠난다. 황제(Emperor)가 내린 칙령 때문이었다.

#2 : 아트레이디스(Atreides) 가문에게 아라키스 행을 명하는 황제

주인공인 15세 소년 폴 아트레이디스(Paul Atreides)는 꿈에서 아라키스 행성에 사는 한 소녀-챠니-를 본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밝혀지지만 폴은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특별한 인물이다. 잠에서 깬 폴은 어머니인 제시카(Lady Jessica Atreides)와 아침식사를 한다. 제시카는 베네 게세리트(Bene Gesserit)라는 종파에 속한 인물이다. 이 베네 게세리트들은 듄 세계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거의 모두 여성으로 이루어진 이들은 특별한 능력을 가졌는데 그 중 하나가 '보이스(Voice)'이다. 이 보이스는 목소리로 상대방 정신을 장악하여 상대방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막강한 능력이다. 영화는 제시카와 폴의 아침식사 장면에서 폴이 제시카에게 베네 게세리트식 교육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폴도 보이스를 사용할줄은 알지만 아직 미완성인 상태다.

황제가 보낸 칙사가 도착하고 칙사는 아트레이디스 가문을 이끄는 레토 공작(Duke Leto)에게 아라키스로 떠나 그곳을 관리하라는 명을 내린다. 거의 100년 가까이 아라키스를 통치한 하코넨 가문에게 갑자기 떠나라는 명령을 내리고는 곧바로 하코넨 가문과는 앙숙인 아트레이디스 가문에게 아라키스를 관리하라고 명하는 황제의 속셈이 무엇인지는 뻔하다. 하지만 황제가 내린 명령이기에 레토 공작은 명령에 복종한다.

이 장면에서 듄 세계관에서 중요한 멘탓(Mentat) 종족이 나타난다. 사치스러운 칙사단의 규모를 본 레토 공작이 멘탓인 투피르 하와트(Thuphir Hawat)에게 "이 정도 규모면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를 묻자 하와트는 비용을 순식간에 계산해낸다. 이렇듯 멘탓은 듄 세계관에서 보통 인간은 지니지 못하는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자료를 처리해내는 논리적으로 빈틈없는 종족으로 등장한다. 원작 소설에 등재된 용어집(Terminology of the imperium; 제국 용어사전)에서는 멘탓을 "컴퓨터 인간(Human Computer)"이라고 설명한다.

하코넨 가문은 아라키스에서 억압통치를 했지만 레토 공작은 하코넨과는 생각이 달랐다. 그는 프레멘들과 동맹을 맺을 생각을 한다.

#3 : 아라키스 행을 준비하는 아트레이디스 가문과 폴

아라키스로 향하게 된 폴은 영상 자료로 아라키스에 대해 공부를 한다. 자료는 프레멘에 대해 '거칠고 믿을 수 없는' 부족이라고 부정적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꿈에서 아라키스 소녀를 여러번 본 폴은 프레멘에 대해서도 직감적으로 연대감과 호감을 느낀다. 아라키스에 대해 폴이 가지는 이 막연한 우호적 느낌을 영화는 대사가 아닌 영상과 색감 그리고 폴의 표정으로 잘 표현해낸다.

아트레이디스 가문은 아라키스로 선발대를 보낸다. 선발대에는 아라키스를 파악하고 프레멘들과 접촉하여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임무가 주어졌다. 이 선발대에는 우주 전체에서도 이름난 용맹한 전사인 던컨 아이다호(Duncan Idaho)도 포함된다. 폴은 꿈에서 던컨이 아라키스에서 죽는 꿈을 꾸었기에 자신도 선발대에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하지만 거절당한다.

폴은 또 다른 주요 인물인 거니 할렉(Gurney Halleck)에게 무술 훈련을 받는다. 원래는 우주 최강 전사 던컨이 폴에게 무술을 가르치지만 던컨은 아라키스 선발대로 떠났기 때문이다. 거니 할렉도 던컨 못지않게 용맹한 전사이다. 원작 소설에서는 거니 할렉은 영화보다 더 유머러스하고 낭만적인 인물이다. 소설 속에서는 거니 할렉이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모습은 지워졌다. 아마도 소설 속 거니 할렉을 똑같이 묘사하기에는 분량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 속 거니 할렉은 진지한 전사이다. 거니 할렉 얼굴에 난 흉터는 듄 소설에서는 'Inkvine 흉터'라고 말한다. 여기서 'inkvine'은 하코넨 가문의 고향인 기디 프라임(Geidie Prime)에서 자라는 식물로 노예에게 사용하는 채찍을 이 식물로 만든다. 즉, 거니 할렉 얼굴 흉터는 그가 한 때 하코넨 행성의 노예였음을 말해주며 하코넨 가문에 대한 깊은 원한을 가졌음도 보여준다.

무술 연습 장면에서 소개되는 또 하나 주요 개념은 실드(shield)이다. 듄 세계관에서 실드는 보호막으로 칼이나 암기같은 빠르게 날아드는 물체로부터 한시적으로 몸을 보호해준다. 영화상에서 실드는 푸른색 또는 붉은색을 띠는데 푸른색은 접근이 비위협적일때 나타나며 위협적인 물체가 몸에 닿으려는 경우 붉은색이 된다. 또한 실드는 느리게 다가오는 물체에는 작동하지 않는다. 영화 속 액션 장면들에서도 칼로 목을 베거나 하는 동작에서는 일부러 속도를 늦춘다. 이처럼 <듄>은 원작 소설 속 묘사들을 영상으로 잘 살려내었다.

#4 : 기디 프라임(Geidie Prime)

하코넨 가문 수장인 바론(Baron)의 조카 라반(Rabban)은 하코넨 가문에게 아라키스를 떠나라는 명령을 내린 황제에 대해 분노를 표출한다. 라반은 전투력은 뛰어나지만 지능이 부족한 인물이다. 그 옆에 선 하코넨 가문의 멘탓인 피터(Piter de Vries; 영화에서는 그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가 그 명령을 표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한다. 바론은 "황제는 질투심이 심한 남자"라고 말하며, "선물이 선물이 아닐 때가 언제인가?(When is a gift is not a gift?)"라고 질문한다. 이는 황제가 아트레이디스 가문에게 준 아라키스 행성은 선물이 아니라 함정임을 암시한다.

바론과 라반은 소설에서 묘사한 모습과 동일하나 멘탓인 피터는 원작 소설 속 묘사와는 매우 다르다. 원작 소설에서 피터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말조심을 할 줄 몰라 바론은 마음 속으로는 피터를 언젠가는 제거하고자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피터는 소설과는 달리 차분한 지략가이다. 소설에는 피터와 함께 바론의 또 다른 조카인 페이-루타(Feyd-Rautha)가 주요 인물인데 원작 소설에서는 바론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바론이 점찍어둔 후계자인 이 페이-루타는 아직 등장하지 않는다.


#5 : 모히암(Mohiam), 그리고 폴에게 내려진 시험

은밀한 밤중에 최상위 베네 게세리트인 모히암이 아트레이디스 행성으로 찾아온다. 모히암은 폴을 찾고 제시카 폴을 깨워 모히암에게 데려간다. 베네 게세리트인 제시카에게 모히암 절대복종의 대상이다. 모히암우 황제 직속 진실감별사(truthsayer)이기에 모히암 앞에서는 그 누구도 거짓을 말하지 못한다.

모히암은 불려나온 폴에게 '보이스'를 사용하여 폴을 무릎 꿇리고는 자신이 않은 의자 팔받침에 난 네모난 공간에 오른손을 넣으라고 명한다. 폴이 손을 넣자 모히암은 재빠른 동작으로 폴의 목에 날카로운 침을 갖다 댄다. 이는 곰-자바(Gom-Jabbar)로 찔리는 즉시 사망하는 무시무시한 독침이다. 폴이 통과해야 하는 시험은 손에 가해지는 고통을 견디는 것이다. 모히암은 폴에게 도중에 고통을 소리로 표현해도 죽고 손을 빼도 죽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폴에게 극심한 고통이 가해진다. 폴은 제시카에게서 교육받은 베네 게세리트식 마음 관리법을 통해 고통을 견뎌낸다.

시험을 통과한 폴에게 모하임은 폴이 꾸는 꿈에 대해 묻는다. 폴은 모히암에게 자신이 꾼 꿈들을 말한다. 모하임은 "네가 꾼 꿈들이 모두 현실로 나타나느냐"고 묻는다. 이에 폴은 "꼭 그렇지는 않다(Not Exactly)"고 답한다. 이는 폴의 미래를 보는 능력이 아직 불완전함을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모히암은 행성을 떠나면서 제시카에게 폴이 지나치게 커다란 능력을 지녔으며 그 능력을 곧 스스로도 각성하게 될 것임을 말한다. 이 대화 장면에서 듄 세계관에서 중요한 단어인 '퀴사츠 하데락(Kwisatz Haderack)'이 등장한다. 제시카와 모히암은 폴이 퀴사츠 하데락일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대화를 한다. 원작 소설 속 제국 용어사전에 나온 퀴사츠 하데락의 뜻은 다음과 같다.

KWISATZ HARDERACH: Shortning of the Way. This is the label applied by the Bene Gesserit to the unknown for which they sought a genetic solution: a male Bane Gesserit whose organic mental powers would bridge space and time. - from <Terminology of the imperium>

퀴사츠 하데락: 그 길로 향하는 지름길. 베네 게세리트 종파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누군가에게 붙인 이름. 베네 게세리트 종파는 그 누군가를 통해 어떤 유전적 문제를 해결하려 함. 그 누군가란 남성 베네 게세리트로 그의 정신력은 시간과 공간을 연결시킴.


주인공인 폴은 어머니 제시카로부터 베네 게세리트의 능력을 물려받은데다가 미래를 보는 능력도 지녔으므로 퀴사츠 하데락으로서의 가능성을 지녔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대사가 나오는데 바로 모히암이 제시카에게 건네는 "이미 길은 닦아두었다"는 말이다. 베네 게세리트 종파는 목표를 위해 은밀히 미신을 심는 역할도 한다. 이 대사는 베네 게세리트가 이미 아라키스에 어떤 미신을 심어두었다는 뜻이다. 다만 이 미신은 그저 미신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어느정도 운명성과 사실성을 지닌다. 원작 소설에서는 이런 작업을 수행하는 베네 게세리트를 미셔나리아 프로텍티바(Missionaria Protectiva)라고 칭하며 이들은 듄 세계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베네 게세리트는 듄 세계관에서 매우 중요하다. 정신력 훈련을 중시하는 이 단체는 직접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막후에서 정치적으로 은밀하게 활동하며 특정한 목적을 위해 여러 일들을 꾸민다. 특히 이들은 교배를 통해 원하는 핏줄을 만들어내려하며 폴도 그러한 노력의 결과이다. 원래 모히암은 제시카에게 딸을 낳으라고 했지만 제시카는 자신이 퀴사츠 하데락을 낳을 수도 있다고 믿고 아들인 폴을 출산한다. 폴의 특별한 능력 역시 베네 게세리트가 세운 계획의 결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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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아라키스로 이주하는 아트레이디스 가문, 그리고 리산 알 가입(Lisan Al-gaib)

아트레이디스 가문은 아카리스 통치를 위해 아라키스로 이주한다. 아라키스에 내린 폴과 제시카를 향해 군중들이 웅성거린다. "리산 알-가입(Lisan Al-gaib)". 이는 "다른 세계에서 온 목소리"라는 뜻으로 프레멘 전설 속에서 프레멘을 해방시켜줄 인물을 뜻한다.

곁에 둘 시종을 뽑던 제시카는 프레멘인 샤다웃 매입스(Shadout Mapes)를 시종으로 뽑는다. 매입스는 제시카에게서 리산 알-가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자신이 지닌 프레멘들에게는 매우 신성한 칼인 크리스나이프(Chrisknife)를 선사한다.

방에서 영상 자료로 아라키스를 공부하던 폴은 영상 속에서 사막 쥐를 한 마리 보고는 관심을 갖는다. 갑자기 쥐 한 마리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는 이 장면은 맥락에서 벗어나보일수도 있으나 듄 세계관에서 폴과 이 사막 쥐는 아주 중요한 관계이다. 이 사막 쥐의 아라키스 정식 명칭은 무아딥(Muad'dib)이다. 이 이름은 폴에게 매우 중요하다. <파트2>에서 관련 내용이 나올 것이 분명하기에 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사막 쥐를 보던 폴은 암살 암기인 벌 형태의 로봇 헌터-시커(Hunter-Seeker)가 방 안에 나타났음을 본다. 이 헌터-시커는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암기이기에 폴은 행동을 멈추고 긴장 속에서 헌터 시커를 관찰한다. 실드 장치도 침대에 풀어둔 상태이기에 실드를 칠 수도 없다. 긴장 속 대치 상태에서 매입스가 폴의 방 문을 열고 헌터-시커는 이 움직임을 감지하고는 매입스에게 빠르게 날아든다. 그 순간 폴은 재빠르게 헌터-시커를 맨손으로 잡아 부숴뜨린다.

폴에 대한 암살 시도로 인해 본부 안에서는 일대 수색작업이 일어나고 수색 결과 하코넨이 벌인 암살 시도임이 밝혀진다.

이 부분도 원작 소설과는 차이가 있다. 원작 소설에서는 암살 주체에 대한 내용이 보다 복잡하게 꼬여있다. 영화는 원작 소설에서 복잡하게 설정된 맥락을 단순화해서 보여준다.

#7 : 하코넨 행성을 방문하는 모히암

모히암은 기디 프라임을 방문하고 바론과 대화를 나눈다. 이 장면에서 모히암은 바론에게 아라키스를 공격하되 제시카와 폴은 건드리지 말라고 말한다. 바론은 모하임에게 알겠다고 말한다. 모히암이 떠나자 멘탓인 피터는 바론에게 정말로 제시카와 폴을 살려둘것인지 묻고 바론은 "내가 직접 해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진실감별사인 모히암에게 거짓말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그 둘을 해할 생각임을 뉘앙스상으로 내비친다.

아트레이디스 가문도 막강한 가문이기에 하코넨 가문은 아라키스를 침공하기 위해 황실 전속 전사들인 사르두카(Sardaukar)에게 협력을 요청한다. 황실 전속부대가 하코넨 가문을 돕는 이 장면은 황제 역시도 레토 공작을 제거할 생각이었음을 보여준다.

#8 : 폴의 각성

선발대로 떠났던 던컨 아이다호는 프레멘 리더 중 한 명인 스틸가(Stilgar)를 레토 공작에게 소개한다. 스틸가는 프레멘의 특징인 거칠지만 솔직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트레이디스 가문은 스틸가를 통해 프레멘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다.

아트레이디스 가문은 황제가 임명한 "변화의 판관(The Judge of Change)"인 닥터 케인즈(Dr.Liet Kaynes)를 만난다(원작 소설에서 닥터 케인즈는 남성이지만 영화에서는 여성으로 나오는 점도 흥미롭다). 케인즈는 사막복(stillsuit)을 처음 입어본 폴이 완벽한 방식으로 사막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 폴이 '리산 알-가입'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레토 공작은 스파이스 수확 장면을 직접 보기를 원하며 케인즈와 거니 할렉, 폴과 함께 톱터('thopter)를 타고 수확 현장으로 간다. 그러나 수확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수확자들을 구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구출작업을 위해 폴도 톱터에서 내리고 이 과정에서 폴은 스파이스를 흡입하게 된다. 스파이스는 성간 여행의 필수 원료이기도 하지만 자연 환각제이기도 하다. 이 스파이스가 폴 몸 속에 들어가 폴의 정신을 각성시킨다. 폴은 갑작스럽게 수많은 비전(vision)을 보게 되고 그 비전 속에 빠져 모래바닥에 주저앉는다. 비전에 빠진 폴을 거니 할렉이 구출하고 그들은 다시 톱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엄청나게 큰 사막벌레(sandworm)이 수확기를 집어삼키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이 '사막벌레'도 아주 중요한 소재이다. 프레멘들은 이 사막벌레를 샤이-훌루드(Shai-Hulud)라고 부른다. 프레멘들에게 이 사막벌레는 두려움의 존재이자, 친구이자, 신적인 존재이다.

#9 : 하코넨의 침략과 아트레이디스 가문의 몰락

어느 날, 아트레이디스 기지에 쳐진 실드가 꺼진다. 그리고 하코넨 가문의 군대와 그들을 돕는 황실 군대 사르두카들이 공격해온다. 아트레이디스 가문 가운데 어느 배신자가 실드를 꺼버린 것이다.

배신자는 아트레이디스 전속 의사인 닥터 웰링턴 유에(Dr. Wellington Yueh)였다. 너무도 충실한 인물이었기에 그 누구도 그가 배신자일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하코넨은 닥터 유에의 아내를 인질로 잡고 유에에게 배신을 강요하였다. 유에는 아내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아트레이디스 가문을 배신했지만 유에의 또 다른 목적은 바론을 죽이는 것이었다.

유에는 약속대로 레토를 암기로 마비시켜 바론에게 넘긴다. 이 때 유에는 레토 입 안에 인공 치아를 하나 설치하면서 레토에게 '바론이 다가오면 인공 치아를 깨물고 숨을 내쉬어라'고 말한다. 인공 치아 안에는 독가스가 들었기에 레토가 유에가 시키는대로 한다면 레토도 죽겠지만 바론도 사망할것이라고 유에는 레토에게 말한다.

바론은 약속과는 달리 유에를 죽이고는 레토에게 다가간다. 레토는 유에가 말한대로 인공 치아를 깨물어 부수고는 숨결을 내뱉는다. 강력한 독이 방에 퍼지면서 모든 사람이 사망하고 바론도 큰 타격을 입지만 바론은 서스펜서(suspensor)를 사용하여 허공에 떠오를수가 있었기에 천장에 붙어서 목숨을 유지하게 된다.

아라키스를 다시 장악한 바론은 조카 라반에게 아라키스를 무조건 쥐어 짜서 수익을 올리는데에만 집중하라고 명한다.

#10 : 제시카와 폴의 탈출기, 그리고 폴의 비전(vision)

폴과 제시카도 하코넨에게 사로잡힌 신세가 된다. 다만 바론이 모히암에게 이 둘을 해치지 않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바론은 이 둘을 직접 처단하지는 못한다. 바론은 부하를 시켜 제시카와 폴을 사막에 버리라고 명한다. 사막 장비가 없는 상태에서 사막에 버려진다면 죽음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하코넨 부하들은 제시카와 폴을 결박한 후 톱터에 태운다. 충분히 멀리 날아가서 그 둘을 사막에 버리기 위해서였다. 이 때 제시카는 톱터 안에서 다이아몬드 표식을 본다. 다이아몬드는 닥터 유에의 표식으로 이는 닥터 유에가 그 둘을 위해 콥터에 무언가를 준비해 두었음을 뜻했다. 다이아몬드 표식 옆을 보니 사막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가 담긴 가방이 둘 보인다.

제시카가 '보이스'를 사용하면 하코넨 부하들을 쉽게 제압할 수 있었지만 제시카의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어 제시카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이 때 폴이 온 정신을 집중하여 '보이스' 사용에 성공하고 폴의 보이스 명령을 받은 하코넨 부하는 제시카의 재갈을 풀어준다. 그 즉시 제시카는 연달아 '보이스'를 사용하고 그 둘은 톱터를 장악하지만 톱터는 이미 망가진 후였기에 그 둘은 생존 가방을 들고 탈출길에 오른다.

제시카와 폴은 탈출길 도중에 텐트를 치고 휴식을 한다. 이 때 폴은 매우 중요하고 막강한 비전을 본다. 폴은 비전 속에서 프레멘과 사르두카간의 대 전투를 본다. 폴 본인도 프레멘들과 함께 전장을 누빈다. 이 전쟁은 큰 사상자를 내고 전투 후 쌓인 시체더미들은 불타오른다. 아트레이디스 가문 깃발이 보인다. 그 깃발 아래 병사들은 광신도적으로 폴에게 복종한다. 끊이지 않을 전쟁의 서막이 폴의 비전 속에 펼쳐진다.

폴은 공포에 휩싸인다. 아트레이디스 가문이 다시 부활하는 비전이기는 하지만 폴은 그러한 살육전과 자신에 대한 광적인 믿음을 바라지 않는다. 원치 않는 미래가 비전을 통해 너무도 강력하게 보이자 폴은 패닉 상태에 빠진다. 원작 소설에서 폴은 이 비전에 대해 '이런 미래는 펼쳐져서는 안 돼'라고 말한다. 폴은 또한 자신의 어머니인 제시카가 폴의 동생을 출산하는 비전도 본다.

비전에서 깨어난 폴은 제시카에게 제시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안다고 말하여 제시카를 놀라게 만든다. 임신 사실은 레토 공작에게조차도 말하지 않았기에 예지능력이 아니고서는 제시카의 임신 사실을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면들은 폴이 점점 더 크게 각성중임을 보여준다.

# 11 : 구출, 전투, 그리고 폭풍 속으로

텐트에서 하루를 쉰 폴과 제시카는 생존 가방에 들어있던 모래 압착기를 사용하여 사막을 뚫고 지표면으로 나온다. 그리고 이들은 던컨과 닥터 케인스에 의해 구출된다.

닥터 케인스는 그들을 톱터에 태워서 비밀 연구소로 데려간다. 물이 극도로 부족한 아라키스에는 녹색 식물이라고는 자라지 않는데 그 연구소 안에는 녹색 식물들이 보였다. 이 장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들은 관객들에게 지금은 사막뿐인 아라키스에게도 지상 낙원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전해준다.

이 때 이곳을 사르두카들이 알아내고 공격을 한다. 던컨은 폴과 제시카를 지키기 위해 사르두카의 공격로를 폐쇄시켜버리고는 격렬한 전투 끝에 쓰러진다.

폴과 제시카와 닥터 케인스는 비밀통로를 통해 도망친다. 케인스는 폴과 제시카에게 도망갈 길과 그 길을 따라가면 톱터가 한 대 있을거라고 말해준다. 폴과 제시카가 케인스를 걱정하자 자신은 프레멘이기에 사막을 통해서 도망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폴과 제시카는 케인스가 알려준 길로 탈출하고 그곳에서 톱터를 타고 비행한다. 그들이 탄 톱터는 하코넨 병사에 의해 공격을 받고 폴은 톱터를 몰고 엄청난 모래폭풍속으로 들어간다. 그 모래폭풍은 풍속이 시속 800km에 달하여 그 속에서는 아무것도 살아남지 못한다고 알려져있기에 하코넨 병사들은 더이상 쫓지 못한다.

닥터 케인스는 훅(hook)을 들고 사막벌레를 타고 빠르게 사막을 횡단하려하지만 그 와중에 사르두카에게 습격당한다. 부상을 입은 케인스는 규칙적인 소리를 내서(사막벌레는 규칙적인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거대한 사막벌레를 부르고 케인스는 사르두카들과 함께 사막벌레에게 쓸려내려간다.

폴과 제시카가 진입한 모래 폭풍 속에서는 풍속 때문에 톱터가 제대로 조종되지 않는다. 그 와중에서도 폴은 온 힘을 다해 톱터를 제어해보려고 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 때 폴은 비전을 보고 비전 속에서 누군가가 폴에게 '자연에게 몸을 맡기라'고 말한다. 이에 무언가 깨달은 폴은 톱터의 날개를 모두 접어버리고 조종판에서도 손을 뗀다. 흐름에 몸을 맡긴 결과 폴이 탄 톱터는 모래폭풍보다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게 되고 폴은 그때부터 글라이딩으로 톱터를 조종하여 사막으로 착륙한다.

#12 : 사막 벌레와의 만남

사막으로 떨어진 폴과 제시카. 사막은 사막벌레의 영역이기에 위험하다. 어서 바위 지형을 찾아 올라야 하는데 그 길이 꽤 멀다. 폴은 영상 자료에서 배운 프레멘 보행법을 제시카에게 가르쳐준다. 프레멘 보행법은 요약하자면 불규칙적인 걸음이다. 사막 벌레는 규칙적인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일반 걸음으로 사막을 걷다가는 사막 벌레의 먹이가 된다. 그렇기에 프레멘들은 불규칙한 보행법을 만들어 걸음 소리가 마치 자연스러운 사막 소리처럼 들리도록 만들었다.

순탄하게 보행하던 중 폴은 드럼 샌드(drum sand) 지형을 만난다. 드럼 샌드란 모래가 매우 단단하게 압착되어 밟을 때마다 북소리와 같은 소리가 나는 지형이다. 이 지형에서는 프레멘 보법도 소용이 없다. 드럼 샌드를 몇 걸음 걷자 벌써부터 저 멀리서 사막 벌레 소리가 난다. 다행히 바위 지형이 백여미터 앞에 보인다. 폴과 제시카는 온 힘을 다해 바위 지형을 향해 내달리고 아슬아슬하게 바위 위로 올라간다.

바위 지형으로 올라간 폴과 제시카 앞에 사막 벌레가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며 솟구쳐 오르고는 폴과 제시카를 향해 입을 벌린다. 마음만 먹으면 한 입에 모든걸 삼켜버릴수도 있지만 사막 벌레는 무슨 일인지 폴을 유심히 관찰한다. 그러더니 웃는 듯한 느낌의 소리를 낸다(폴의 존재 의미를 신성한 존재인 사막 벌레도 아는 느낌이다). 때마침 다른 쪽에서 누군가 설치한 사막 벌레 유인기인 텀퍼(thumper; 규칙적인 소리를 발생시키는 장치. 사막 벌레를 유인하는 도구) 소리가 들리고 사막 벌레는 그쪽으로 떠나간다.

#13 : 스틸가와의 재회, 챠니와의 만남, 폴의 비전과 자미스와의 전투

사막 벌레로부터 벗어난 폴과 제시카 앞에 스틸가 일행이 나타난다. 스틸가는 폴은 젊고 재능있으니 프레멘의 길을 충분히 배울 수 있다며 일행으로 받아들이겠다고하지만 제시카는 프레멘의 방식을 배우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판단하며 '물'을 낭비하지 말라고 말한다. 어차피 사막에 홀로 놓이면 죽음 뿐이니 몸 속에 담긴 물을 허비하지 말고 자신들에게 넘기라는 뜻이다. 즉, 목숨을 내놓으라는 뜻이다. 위기 속에서 폴과 제시카는 양동작전을 펼친다. 제시카는 순식간에 스틸가를 제압하고 그의 목에 칼을 댔고 폴은 높은 지형으로 올라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다. 이에 스틸가는 '전투 능력이 있다고 왜 말하지 않았냐'면서 이정도의 전투 능력이라면 자신들의 일원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스틸가는 자신의 일행들에게 모두 물러서라고 말하고 폴과 제시카를 시에치까지 무사히 데려갈 것임을 약속한다.

이 때 폴의 옆에 챠니가 나타난다. 꿈속에서 보던 소녀를 직접 보게 된 폴은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스틸가는 챠니에게 폴을 챙기라고 말하고 챠니는 이에 응한다.

그러나 이 때 이 상황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프레멘 자미스(Jamis)가 출현한다. 자미스는 그 둘을 일행에 끼워주는 데에 불만을 표출하며 제시카에게 결투를 요청한다. 하지만 여성인 제시카가 직접 결투를 벌일수는 없으니 그의 대리인(champion)인 폴에게 결투를 요청한다. 이 결투는 프레멘 세계에서는 피할 수 없는 결투다.

이 자미스는 이전에 폴의 비전에 나왔었다. 비전 속에서는 자미스는 폴과 '친구'였다. 폴은 비전 속에서 친구로 나온 자미스와 목숨을 놓고 결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폴은 또한 자신이 자미스와의 결투에서 패배하여 목숨을 잃는 비전도 본다.

이 비전은 관객을 헷갈리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 장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듄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필요하다.

듄 세계관에서 폴은 비전을 통해 미래를 본다. 하지만 폴이 보는 비전은 모두 현실이 되지는 않는다. 즉, 폴은 한 가지가 아닌 여러가지 길을 본다. 그러니 폴은 본인이 결투에서 패배하는 비전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폴의 비전에서 자미스가 '친구'로 나온 이유도 따로 있다. 폴은 자미스와의 결투로 인해 진정으로 프레멘의 일원이 된다. 즉 자미스는 폴을 프레멘의 세계로 인도한 친구인 셈이다.

결투가 시작된다. 던컨이나 거니 할렉같은 엄청난 무사들에게 어려서부터 무술 교육을 받은 폴은 자미스를 간단하게 제압한다. 다만 폴은 실제로 전투에서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기에 자미스에게 '항복하겠는지'를 묻는다. 하지만 프레멘 세상에서 일어나는 결투에서 항복이란 없다.

폴은 결국 자미스를 죽이게 된다. 자미스의 죽음은 정당한 결투로 인한 신성한 죽음이며 이 결투를 통해 폴은 프레멘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폴을 프레멘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려는 스틸가에게 제시카는 그러지 말고 폴을 아라키스 행성에서 탈출시켜달라고 애원한다. 제시카로서는 자신의 아들인 폴이 척박한 사막에서 프레멘으로 살아가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었다.

이런 제시카를 폴이 막아선다. 폴은 영웅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길은 사막에 있다'고 선언하며 아라키스에 머물겠다고 말한다. 제시카는 그런 폴을 인정할수밖에 없다.

폴과 제시카는 스틸가와 함께 스틸가의 시에치(sietch; 프레멘들이 본인의 동굴 마을을 칭하는 말)로 향한다. 그 와중에 폴은 사막 벌레를 타고 사막을 횡단하는 프레멘의 모습을 경의롭다는 듯 바라보며 나지막히 "사막의 힘(desert power)"이라 읇조린다. 옆에서 이를 들은 챠니는 "이건 단지 일부에 불과해"라고 말하면서 <듄 파트1>은 끝이 난다.

# <듄>(2021)과 원작 소설과의 관계

<듄>(2021)은 영화 그 자체로도 뛰어나다. 소설 원작을 전혀 읽지 않아도 이 훌륭한 영화를 감상하는데에 전혀 무리가 없다. 다만 원작 소설을 읽으면 그 재미가 배가 된다. 이것이 <듄>의 또 다른 뛰어난 점이다.

보통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그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기 쉽다. 영화가 잘못을 해서라기보다는 소설과 영화는 그 표현법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소설이 주는 느낌과 영화가 주는 느낌이 같아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고 하더라도 영화를 볼 때에는 원작과의 비교보다는 영화 그 자체를 독립적으로 보아 주는 편이 낫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심리적으로 쉽지가 않다. 이미 아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설을 원작으로 삼으면서도 호평을 받는 영화들이 제법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한 영화들이 지닌 미덕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원작에 대한 존중'이다. 소설 '듄'이 영화화된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려 '그' 데이빗 린치(David Lynch) 감독이 1984년에 영화 <듄>을 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혹평을 받았다. 그 이유는 원작에 대한 존중보다는 데이빗 린치식의 심리적 접근에만 치중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21년에 개봉한 <듄>은 1984년작과는 매우 달랐다. 영화 곳곳에 원작 소설에 대한 존중이 배어난다. 제작진 자체가 소설 <듄>의 광팬인듯 느껴질 정도이다(실제로 <듄>의 음악감독 한스 짐머(Hans Zimmer)는 소설 '듄'의 엄청난 팬이다).

시간 관계상 영화 <듄>은 원작 소설 내용을 모두 다 담아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함부로 줄이거나 삭제하지도 않는다. 간략화하여 표현해도 충분한 요소들만 간략화한다. 그 간략화들이 맥락을 전혀 해치지 않는다.

원작 소설에 대한 존중이 보이는 요소들 중 대표적인 몇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장에 대한 존중이다. 영화 <듄>은 소설 속 대사들을 가능한 최대한 살려냈다. 둘째, 소설에서 글로 묘사한 것들에 대한 표현력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막복(stillsuit), 사막텐트, 손전등(glowglobe), 모래 압축기, 텀퍼(thumper), 거니 할렉의 흉터, 실드의 성격과 특징 등은 소설에서 묘사하는 모습 그대로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는 원작 소설을 속속들이 알아야지 가능한 일이다. 셋째, 소설 장면에 대한 존중이다. 영화 <듄>에는 원작 소설을 본 사람들에게 바치는 섬세하고 짧은 장면들이 많다. 특히 전투 장면들이 그렇다. 대표적인 예시로 들만한 장면이 자미스와의 전투장면이다. 폴이 자미스에게 결정적인 일격을 먹이는 장면에서, 자미서는 칼을 등 뒤로 숨기고는 칼을 잡는 손을 바꾸려고 한다. 영화에서 챠니는 소년인 폴이 숙련된 전사인 자미스와 싸워서 이기지 못할거라고 생각하지만 존중의 뜻으로 크리스나이프를 준다. 하지만 원작 소설에서 챠니는 자미스와 결투를 준비하는 폴에게 자미스의 전투 습관을 세세하게 설명해준다. 그 중 하나가 '자미스는 양손잡이이니 칼 잡는 손을 바꾸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And he can fight either hand; look out for a knife shift)'는 말이었다. 영화는 시간관계상 소설에서 묘사한 폴과 자미스의 전투내용 모두를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아주 짧은 장면에서 양손잡이인 자미스의 특징을 보여준다.

물론 원작 소설과의 차이점도 많이 보인다. 특히 생략된 인물들이 꽤 된다. 또한 사건이 벌어지는 시점이나 장소도 원작과는 다르기도 하다(원작 소설에서는 폴과 자미스의 결투도 영화와는 다른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 모든 생략이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무성의해보이거나 오류처럼 보이는 장면들은 없다. 아주 정교한 재구성이라고 인정해야 맞다.

<듄> 파트 1은 원작 소설로 치자면 'Book 1' 내용에 해당한다. 그리고 세계관 설명에 많은 노력을 들였다. <듄> 파트 2는 더 박진감넘치는 사건들과 다채로운 인물들이 등장할 것임에 틀림없다. <듄> 파트1 에서 보여준 자세를 견지한다면 <듄> 파트 2 역시도 보는 재미와 비교하는 재미로 가득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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